내머리속의 우주 기록/긴호흡

주짓수

녹차맛바밤바 2020. 2. 26. 17:54

 저는 평소에 주짓수라는 운동을 즐겨합니다. 최근 여러 매체를 통해 많이 알려졌지만 아직 많은 분들에게 생소한 운동일 것입니다. 주짓수는 유도가 브라질로 전파되면서 브라질만의 방식으로 변형된 무술입니다. 주짓수는 체구가 작은 사람이 더 큰사람을 제압하기 위해 만들어진 무술로 남녀노소 누구나 할 수 있는 무술입니다. 저는 작은 키는 아니지만 어릴 적부터 마른 체형이었기 때문에 작은 체구의 사람이 큰 사람을 제압할 수 있다는 사실이 제게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갓 20살이 되고부터 운동을 시작하여 군대를 전역하고 나서도 주짓수를 배우고 있습니다. 주짓수의 동작에는 여러 가지 원리와 지혜가 담겨있습니다. 그래서 나보다 체구가 크고 힘이 강한 사람이 유리하지도 않고, 내가 체구가 더 크고 힘이 세다고 해서 주짓수를 잘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얼마 전 운동을 하고 집에 오는도 중 주짓수가 우리의 삶에 많은 부분과 비슷하다고 느꼈고, 주짓수의 원리를 삶에도 적용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오랜 시간 주짓수를 한 것은 아니지만 주짓수를 하면서 느낀 원리에는 크게 3가지가 있습니다. 무게중심, 힘의 방향 그리고 유연함입니다.

*주짓수라는 운동의 원리는 크게 3가지이지만 무게중심과 힘의 방향은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묶어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도장에 처음 등록하고 운동을 하러 갔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처음에 스트레칭과 간단한 준비운동으로 몸을 풀고 그날의 기술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관장님께서 정해주신 파트너와 함께 그날 배운 기술을 연습합니다. 기술 연습까지 마치면 그동안 배운 기술을 실전에서 연습하는 스파링 시간이 있습니다. 저와 같이 스파링을 하게 된 사람은 1년 정도 운동한 저보다 키가 작은 형이었습니다. 저는 당장 오늘 처음 시작했는데 스파링을 하라고 하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때 파트너가 "상대방을 때리지 않고 움직이지 못하게 제압" 해보라는 오더를 받았습니다. 그러고 나니 주짓수를 몰랐던 저라도 어찌어찌 스파링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처음에 그 형을 제압하기 위해 온갖 힘을 다 써서 붙잡으려 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저는 힘이 빠졌고, 파트너는 힘든 기색은 없는 표정으로 저를 간단히 넘어뜨리고 제압했습니다.

 

 키도 저보다 작고, 체급도 비슷한것 같은데 아무리 주짓수를 배웠다지만, 어떻게 힘도 들이지 않고 저를 그렇게 간단히 제압할 수 있었을까요? 과연 그 원리가 무엇이었을까요?

 

 오랜시간 주짓수를 한 것은 아니지만 주짓수를 하면서 느낀 원리에는 크게 3가지가 있습니다. 무게중심, 힘의 방향 그리고 유연함입니다.(주짓수의 원리는 크게 3가지이지만 무게중심과 힘의 방향은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묶어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상대방이 나보다 체구가 크고 힘이 세더라도 무게중심을 무너뜨리면 쉽게 넘어집니다. 또한 상대방이 힘을 아무리 쓴들 유연하게 힘을 흘려보낸다면 그 힘은 의미가 없습니다. 저는 이런 원리를 몸소 경험해 보면서 운동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세상의 모든 사람의 신체조건이 각자 다르듯이, 각자의 성격과 배경등 많은 요소 또한 천차만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갈등과 어려움을 겪기도 하고, 마음에 상처를 입을 때도 있습니다. 이런 문제들 앞에서 우리는 어떤 태도를 가지면 좋을까요? 

 

 회사를 다니고 있는 김사원이 있습니다. 김사원은 부장님께 보고를 하러 갔다가 부장님께 한소리 들었습니다. 다소 지나친 말을 듣자 김사원은 기분이 나빠졌습니다. 이때 김사원은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좋을까요? 똑같이 부장님께 대들었다간 김사원은 분명 된통 깨질 것이 뻔합니다. 부장님이 사회적 체급이 더 높기 때문이죠.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조금 더 유연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습니다. 무작정 참거나 기회를 보다가 부장님을 엿 맥이라는 뜻이 아닙니다. 억울하고 기분 나쁠 수 있지만 잠시 뒤로 물러나서 상황을 분석해봐야 합니다. 무게중심을 다시 잡고 생각을 해봅니다. 내가 무엇을 잘못한 것은 없는지, 부장님이 오전에 기분 안 좋은 일이 있었는지 시야를 넓혀 생각해봐야 합니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나는 잘못한 거 없는데 그냥 내가 참으라는 소리 아니야? 아무리 생각해도 부장님 잘못이 있어!"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주짓수를 하다 보면 실력은 비슷한데 체급 때문에 제압당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뭔가 억울한 생각도 들고 승부욕이 있다면 기분이 별로 안 좋을 수도 있습니다. "체급만 비슷했어도 안 당하는 건데!" 하는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저보다 체급이 낮고 더 오래 수련한 분들과 주짓수를 하다 보면 결국 체급이 문제가 아니란 것을 깨닫습니다. 부장님이 아무리 김사원을 갈군다고 한들, 무게중심을 잘 잡고 유연하게 대처할수 있다면 저는 부장님이 김사원에게 더 이상 영향을 미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한가지만 더 얘기하고 싶습니다. 주짓수를 하다 보면 승부욕 때문에 감정이 격해질 때가 있습니다. 그러면 힘을 더 많이 쓰고 상대방을 다치게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같이 운동하는 사람을 꺾고 이기려는 대상이 아닌 함께 성장하기 위해 운동하는 '파트너'라는 사실을 항상 기억해야 합니다. 부장님 또한 같이 일하는 파트너입니다. 주짓수를 하면서 알게 모르게 감정들이 쌓여 서로 기분 상하는 일이 있습니다. 같이 수련하는 파트너로서 서로를 존중하는 마음으로 건강하게 운동을 하면 좋겠습니다. 주변 사람들과 행복해졌으면 좋겠습니다. 당신이 상처 받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주짓수에는 천가지가 넘는 기술이 있고 지금도 계속 새로운 기술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주짓수 수련에는 끝이 없듯이 우리의 마음 또한 계속 수련하다 보면 모두의 마음을 담을 수 있는 멋진 사람이 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