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스스로 예민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보다 어떠한 현상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사소한 일도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사실 '사소한 경우'라는 것 자체가 예민한 저에겐 별로 해당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누군가는 저에게 이야기합니다. '왜 이렇게 사소한 것에 신경을 많이 써?' 혹은 '그렇게 사소한 게 기억나?' 하고 말이죠.
절대적인 기준은 없지만, 보통 주변에서 '예민한 사람' 이라고 들은 적이 있고 스스로 예민하다고 생각하는 제 기준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예민한 사람이라고 하면 보통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대개 다른사람들보다 민감해서 스트레스도 잘 받고 과민반응하는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는 것 같더군요. 사실 저 말이 틀리지 않습니다. 그냥 대수롭게 넘어갈 수 있는 일에 대수롭게 넘어가지 못하고, 불편해하는지 느끼지 못했는데 알고 보니 불편했었던 일. 어쩌면 이런 일들이 예민한 사람의 입장에서는 일상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한동안 개복치 라는 물고기가 인터넷상에서 유행했던 적이 있습니다. 개복치는 워낙 예민해서 물 온도가 조금만 변하거나, 작은 충격에도 금방 죽어버리는 물고기입니다. 한동안 인터넷에서 예민한 사람들 보고 개복치라고 부르던 것이 생각이 납니다. 저도 친구들에게 장난으로 개복치라고 불렸던 적이 있는데요. 주변 사람들보다 예민하면 장단이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예민한 것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바라본다고 생각합니다. 개복치라는 물고기를 빗대어 부르는 것이 결코 좋은 뜻으로 불리지는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부분에 대해서 조금 더 이야기해보고 싶습니다. 저는 남들보다 조금 더 예민했었습니다. 그래서 친구들과 지낼 때도 예민하게 굴면 '너 왜 이렇게 예민해?' '그냥 그러려니 해 꼭 그렇게 짚고 넘어가야 돼?' 하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예민하다는 것이 과연 나쁜 것일까요? 이러한 분위기는 대한민국 사회 전반적으로 동일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저도 이해가 갑니다. 다른 사람들은 잘 지내는데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몇몇으로 인해 수고를 더 들여야 하고, 고려해야 할 변수가 많이 생기니까요. 저도 처음엔 모든 것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제 스스로에게 스트레스를 느꼈습니다. 나도 그냥 넘어가고 싶은데 그냥 넘어가지지 않는 것이 스트레스였습니다.
저는 스스로에게 예민함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내가 생각하는 예민하지 않은 친구, 오히려 조금 더 둔감한것 같은 친구와 많은 시간을 보내려고 했고, 그 친구의 말투와 행동을 따라 해 보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효과가 있는 듯했습니다. '아이 그게 뭐 대수라고' '나는 괜찮으니까 신경 쓰지 마' 이런 말들을 일부러 하다 보니 실제로 조금 덜 예민해지는가 싶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제 마음속 한 구석에는 응어리가 쌓여갔습니다. 저는 다른 사람을 따라 하고 모방했을 뿐이지 실제로 성격이 그 사람처럼 변한 것은 아니었으니까요.
저는 말과 행동보다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다음으로 한 노력으로 저는 스스로 예민한 것에 스트레스를 안 받을 수 있었는데요. 저의 예민함을 인정하고, 그로부터 오는 스트레스 또한 받아들이는 것이었습니다. 네 진부한 얘기입니다. '여러분! 진정한 행복을 얻기 위해서는 스스로를 받아들여야 합니다!' 이런 얘기 어디서 많이 들어본 적 있지 않으신가요? 그리고 스스로를 받아들이기 위해 노력해보지만 잘 되지 않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뭔 개소리야 하고 생각도 했었죠. 하지만 저는 예민한 것을 인정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더 나아가 제가 받는 '스트레스' 자체를 받아들이기 위해 노력했는데요. 일종의 체념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맞아 나는 예민한 사람이야. 그래서 다른사람들 보다 스트레스를 더 받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갈 거야. 하지만 누굴 원망해? 그냥 이렇게 태어난 나인걸' 하고 스트레스를 받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를 안 받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이렇게 생각하고 계속 연습하기를 반복. 저는 지금 예민한 것에 대한 스트레스가 확실히 줄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스트레스를 받기는 하지만 그 스트레스가 저에게 어떠한 영향을 주지는 않습니다. 잠깐 기분 나쁘고 마는 정도?
최근에 유튜브에서 스트레스에 관한 영상을 하나 보았습니다. 스트레스를 받게되면 우리 몸에서는 두 가지 호르몬을 분비하게 되는데요. 하나는 우리를 차분하고 우울하게 만드는 호르몬, 나머지 하나는 반대의 효과를 내는 호르몬이었습니다. 영상에서 소개한 실험에 따르면 신기한 사실이 하나 있는데요. 스트레스를 받으면 두 가지의 호르몬이 나오지만 이 호르몬이 분비되는 양은 전적으로 심리적인 요인이라고 합니다. 쉽게 설명하면 스트레스를 받을 때 스트레스 자체를 나쁜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우울한 호르몬이, 좋게 생각하면 좋은 호르몬이 더 많이 분비된다고 합니다. 신기하죠? 저는 이 사실을 얼마 전에 알았지만, 그 당시에 저는 스스로 그런 연습을 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예민함에 대한 스트레스를 극복하고 나서, 현재는 예민한것이 오히려 장점이 되는 경우가 많이 생겼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느끼지 못했던 사실들을 느낄 수 있고, 제가 예민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을 더 배려할 수 있습니다. 저는 스스로가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은 더 디테일한 세상에 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게 다 제가 조금 더 예민하기 때문이죠. 그래서인지 지금은 저의 예민함이 소중하게 느껴지는 일상을 지내고 있습니다.
예민한 것이 좋은지 안좋은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장단이 있으니까요. 주변을 잘 보면 분명히 다른 사람들보다 예민한 사람이 있습니다. 만약 이 글을 읽는 본인이 예민한 사람이라고 생각되지 않는다면, 주변에 보이는 예민한 사람들이 이런 생각을 하겠구나 정도 생각해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친구는 예민하니까 더 조심스럽게 챙겨줘야지' 하는 생각이 드실 수도 있겠지만, 저라면 정중하게 사양하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사람은 모름지기 강하게 자라야 한다 라고 생각합니다 ㅎㅎ 그리고 예민한 사람은 각자의 생존법(?)이 있을 것 이라고 생각합니다.
남들보다 예민해서 스트레스 받고, 예민하기 때문에 더 배려하고 생각이 많은 당신!
응원합니다. 당신의 민감한 오감은 소중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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